기다림    구자흥

거미가 정성을 다해 줄 망을 쳐 놓고
먹이가 걸리기를 기다린다.
기다림의 보람이 있어
파리와 벌이 걸려들었다.

초속도와 즉시 만족의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에게는
기다림이란 너무도 답답하지만

옛날에는 모두 기다리며 살았다.
농부는 땅을 고르고 씨앗을 뿌리고
비가 오기를 기다리다 보면
뾰족 뾰족 새싹이 나고
더 기다리면 열매를 얻는 감사함으로 살았다.

요즈음에는
손가락 끝으로 마우스를 클릭하는 바로 그 순간에
아니 손 끝으로 아이컨을 터치하는 순간에
기대하는 정보가 눈 앞에 나타나지 않으면
짜증을 낸다.


허지만 오늘도 신실한 엄마들은
갖난 아기가 고이 자라기를 바래
사랑과 정성으로 가꾸며 기다린다.

약속을 믿는 우리는
주님이 다시 오는 날을
기다리며 오늘을 살아간다.